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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 건강

아토피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의 밀접한 관계

by 미생물 그리고 건강 2025. 5. 20.

아토피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의 밀접한 관계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아토피 발생에 미치는 면역학적 영향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아토피 피부염 발생의 주요 면역적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된다. 아토피는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면역계 이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은 조절성 T세포(Tregs)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반응을 안정화시키고, 외부 항원에 대한 과민반응을 억제한다. 하지만 유익균이 줄어들고 유해균이 증가하는 불균형 상태에서는 이 면역 조절 기능이 무너지고, IgE 항체 수치가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알레르기 반응이 과민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아토피 환자들의 장내에서는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과 락토바실러스의 수가 현저히 낮고, 염증성 박테리아가 우세한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아토피의 면역 이상을 유도하는 직접적인 기제로 작용하며, 발병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된다.

아토피 악화를 유도하는 장내 염증과 미생물 대사산물의 역할

장내 염증과 미생물 대사산물의 변화는 아토피 증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은 대사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 물질을 생성하는데, 유익균은 항염증 작용을 하는 짧은 사슬 지방산(SCFA)을, 유해균은 염증 유발 물질인 리포다당(LPS)이나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을 만들어낸다. 아토피 환자의 장에서는 SCFA의 농도가 낮고, LPS와 같은 내독소 수치가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장 점막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독성 물질이 혈류를 타고 전신을 순환하며 피부 면역계에 자극을 준다. 이러한 반응은 피부 장벽의 손상, 수분 손실, 가려움증 증가 등으로 이어지며, 장내 염증이 곧 피부 염증으로 전이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장내 미생물의 대사 활동은 단순한 장 기능을 넘어서 아토피 증상의 심각도까지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출생 초기 장내 미생물 구성과 아토피 발병률의 상관관계

출생 직후 형성되는 장내 미생물군은 아토피 발병률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는 산도를 거치면서 어머니의 질내 유익균을 전달받고, 이로 인해 장내 미생물군이 조기에 안정된다. 반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이 과정을 생략하게 되며, 병원 환경의 박테리아나 피부균에 노출되면서 초기 장내 생태계가 유해균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모유 수유는 유익균 증식을 유도하는 프리바이오틱스 성분이 풍부하여 장내 환경을 보호하지만, 분유 수유는 이러한 기능이 부족하다. 실제로 제왕절개와 분유 수유를 받은 아이는 아토피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장내 미생물군 형성 시기의 차이가 면역계 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이는 아토피 유전적 소인을 가진 아기들에게 더욱 큰 변수로 작용한다.

아토피 완화를 위한 장내 미생물 회복 전략과 식이 요법

아토피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장내 미생물 균형 회복이 핵심 치료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첫째,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이섬유(귀리, 바나나, 마늘, 양파 등)를 충분히 섭취하여 유익균의 먹이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김치, 된장, 요거트, 사우어크라우트 같은 발효식품을 통한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은 직접적인 유익균 공급원으로 작용한다. 셋째, 정제된 탄수화물, 인공 감미료,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가공식품은 장내 유해균을 증가시키므로 최대한 피해야 한다. 또한, 항생제의 불필요한 사용을 지양하고, 수면,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장내 환경을 지속적으로 안정화시켜야 한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식이 및 생활 전략은 아토피를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접근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